우리는 알기 전에 이미 알고 있다.
무언가를 인지하는 순간은 그것을 처음 아는 순간이 아니다. 이미 내려진 결론을 뒤늦게 줍는 순간이다.
앎의 종류
필자는 앎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 무의식적 앎
- 의식적 앎
무의식적 앎
매 순간 인지체계를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 그리고 저장되어 있는 정보들 간의 반작용. 이 정보량은 워낙 방대하다.
그렇기에 이 모든 것을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상대의 미세한 표정근육의 경직도. 어순. 눈동자의 미세한 움직임. 목소리의 떨림. 그의 반작용인 나의 감정. 그리고 무의식의 바다에 떠다니는 과거의 파편들.
우리는 무언가를 인지하기 전에, 무의식은 파편화된 경험과 micro 한 정보들을 재조합하여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이는 보통 감정으로 발현된다. 이유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 인지의 threshold 를 넘지 못한 정보들이 무의식적으로 처리되어 감정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무엇을 아는지 모를 뿐이다.
의식적 앎(인지)
의식적 앎은 무의식이 내려놓은 결론을 복기와 사고를 통해 뒤늦게 인과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일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감정과 사건을 통해. 또는, 지난 사건과 감정을 복기하며 논리, 추론, 사고 등을 거쳐, 무의식에 파편화된 정보들을 얽어 인지로 옮긴다.
지연
여기서 두 앎 사이의 지연이 발생한다. 이 지연의 길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 사고가 깊고 빠른 경우, 인지의 threshold 를 빠르게 넘어 지연의 시간이 짧다.
- 반면, 이를 조건이 갖춰지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 지연의 시간이 길거나 아예 인지하지 못한다.
앎이 하는 일
앎은 비가역적이다. 한 번 의식으로 올라온 것은 다시 무의식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앎에서 갈라진다.
앎이 닿는 순간 미분화된 연속체에 금이 가고, 그 금이 곧 시작이며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