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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

우리는 알기 전에 이미 알고 있다.

무언가를 인지하는 순간은 그것을 처음 아는 순간이 아니다. 이미 내려진 결론을 뒤늦게 줍는 순간이다.

앎의 종류

필자는 앎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1. 무의식적 앎
  2. 의식적 앎

무의식적 앎

매 순간 인지체계를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 그리고 저장되어 있는 정보들 간의 반작용. 이 정보량은 워낙 방대하다.

인간이 가진 논리, 추리, 사고로 이 모든 것을 의식적으로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상대의 미세한 표정근육의 경직도. 어순. 눈동자의 미세한 움직임. 목소리의 떨림. 그의 반작용인 나의 감정. 그리고 무의식의 바다에 떠다니는 과거의 파편들.

우리는 무언가를 인지하기 전에, 무의식은 파편화된 경험과 micro한 정보들을 재조합하여 결론을 내린다.

무의식적 앎의 발현

이는 보통 감정으로 발현된다. 인지의 threshold를 넘지 못한 정보들이 무의식 Layer에서 처리된 잔향은 우리에게 알 수 없는 기쁨, 슬픔, 불쾌감 등으로 나타난다.

즉,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왜 그런지 인과를 설명할 수 없을 뿐이다.

이 상태가 무의식과 의식 사이. 경계 지역에서의 앎이다.

의식적 앎(인지)

의식적 앎은 무의식이 내려놓은 결론을 복기와 사고를 통해 뒤늦게 인과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일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감정과 사건을 통해. 또는, 지난 사건과 감정을 복기하며 논리, 추론, 사고 등을 거쳐, 무의식에 파편화된 정보들을 얽어 인지로 옮긴다.

지연과 비가역성

여기서 두 앎 사이의 지연이 발생한다. 이 지연의 길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사고가 깊고 빠른 경우, 인지의 threshold 를 빠르게 넘어 지연의 시간이 짧다.

반면, 위 조건이 갖춰지지 않거나 복기의 유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지연의 시간이 길거나 인지 Layer로 올라오지 못한다.

또한, 앎은 비가역적인 특성이 강하다. 한 번 의식으로 올라온 것은 다시 인지하기 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우며, 오랜 시간이 걸린다.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같은 트라우마가 대표적인 예시다.